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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훈장 수여한 김승력 고려인동포 지원단체 시민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동포정책이 독일처럼 바뀌어야 한다”

동포세계신문 김용필 기자 | 2018년11월22일 21시15분 kakao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김승력 고려인지원단체 사단법인 너머 이사가 고려인 학생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 20년간 러시아 연해주에서 국내 체류 고려인동포 지원활동에 헌신
- 국내 체류 고려인과 조선족 동포 관계와 차이점에 대해서
- 재외동포 지원 시민활동가의 역할에 대해서
- 역사적 책임의식 바탕으로 인본주의적 동포정책, 새롭게 입안되어야

[인터뷰=동포세계신문] 20
년간 고려인동포 지원 활동가로 청춘을 바쳐온 김승력 (50)씨가 지난 105일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세계한인의 날을 맞이하여 매년 재외동포사회에 기여한 해외동포 인사들에게 주로 수여된 훈장을 국내 체류 동포를 위해 활동하는 시민활동가에게 수여한 훈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승력씨는 1996년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8년 연해주 우수리스크 국립 사범대 한국어과 강사로 나간 것이 계기가 되어 고려인동포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후 그는 고려인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생활을 해왔다. 2001년 연해주 고려인 청년회 후대설립, 2002년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 설립, 2004고려신문설립, 2010년 러시아 한인이주 140주년 기념관 설립 등 활동을 펼치고 2012년에는 한국에 체류 중인 고려인동포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는 한글야학 시민단체 너머설립 등으로 고려인동포 사회에 족적을 남겼다. 2018년 올해에는 고려인센터 미르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본지는 2014년에 이어 훈장을 받은 김승력 대표에게 미력하나마 축하의 인사말을 전하며 두번째 인터뷰를 요청했다. 20년간 김 대표의 활동과 국내 체류 동포, 고려인동포와 조선족동포 사회에 대한 생각과 정책적으로 나아갈 방향도 들어보았다.

 

 

이번에 받게 된 훈장에 대해서, 어떤 훈장인지 소개와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페이스북에도 밝히긴 했지만, 보충하여 하실 말씀이 있다면?

=
국민훈장 석류장입니다. 시민운동가로 산지 올해로 꼭 20년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격려해주시고 도와주셔서 활동도 이어오고 훈장까지 받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 제 스스로에 대한 대책은 없이 시민운동가로 가난하게 살다 보니 어머니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 번 수상으로 그 빚을 좀 갚지 않았나 싶습니다.
 

 

국내에서 내국인이 재외동포, 고려인이나 조선족 동포를 위해 활동하는 일은 어려움이 많다. 김 이사님이 동포 지원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 잘 아시겠지만 동포 운동은 시민운동 쪽에서도 마이너에 가깝고, 특히 고려인, 조선족 문제는 관심을 갖고 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대중적 사회문제로 확산 시키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같은 민족인데도 가난한 나라에서 와서 일자리 뺐는다거나 공산권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 경계해야한다는 등 편견을 가진 분들이 아직 많고, 우리나라의 동포정책도 포용적이기 보다는 몰역사적이고 선별적이라 답답함을 자주 느낍니다.
그래도 동포들의 역사와 현실을 알고 나면 대부분 공감하고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시는데 그 힘으로 동포단체들이 버티고 있는 것 같고요 정부의 동포정책이 역사적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한 인본주의적 동포 정책으로 새롭게 입안되어야 합니다.

 

어떤 계기로 고려인 동포를 돕는 활동을 하게 되었는지?

=
연해주 우수리스크 사범대학 한국어과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는데 거기서 고려인 동포들을 만나 그 분들의 역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연해주에 군대가 철수한 6개 지역 빈 군막사에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와 난민처럼 살고 있었는데 그 분들을 돕다보니 자연스럽게 동포활동가의 삶을 살게 되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연해주 고려인 정착촌 지원사업을 펼치며


 

러시아 연해주 현지에서도 활동하다가 한국에 들어온 고려인 동포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야학을 열었는데,,,현지에서 활동할 때와 국내에서 활동으로 전환하게 된 이유는?
 
= 동북아평화연대라는 시민단체의 연해주 사무국장으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온 고려인 분들의 정착을 돕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유일한 민족신문이었던 원동신문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잘 안돼 연해주 고려신문을 새롭게 창간하기도 했고, 고려인 청년회를 조직하는 등 고려인 관련 단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들을 벌여나갔습니다. 그리고 중요하게는 지역 고려인 동포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고려인 센터와 센터 내 고려인이주역사 박물관을 만드는 일의 실무책임을 맡았는데 이런 일련의 일들이 러시아 정보부에서 보기에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여행가방 하나 들고 러시아 비자를 갱신하러 한국에 나왔는데 그 때부터 러시아 입국을 불허해 아직까지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황당하지요. 짐정리도 못하고 쫓겨난 셈이니까요.
제가 못 들어가게 되니 함께 청년회를 만들었던 고려인 청년들이 한국으로 찾아왔습니다. 그 친구들과 다니다 오게 된 곳이 고려인들이 모여 살던 안산이었습니다. 땟골이란 동네에 고려인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었는데 한국말을 잘 못해 여러 가지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체류 환경도 너무 열악했고요. 명색이 동포활동간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한글야학을 열고 각종 생활, 노동 문제들을 상담하고 도와주면서 국내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고려인동포와 조선족 동포는 같은 북방동포이고, 일제시기에 상당히 많이 이주해 갔다는 측면에서 공통점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고려인동포들과 조선족동포들의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조선족 동포들에 비해 고려인 동포들의 국내체류 상황이 훨씬 열악합니다. 국내 입국 시 동일한 비자 적용을 받지만 고려인 동포들은 스탈린의 강제이주로 인해 한국어를 잃어버렸다는 큰 상처가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한국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은 발전적이고, 비교적 가까운데다 자치구도 있지만 고려인 동포들은 모든 면에서 반대 지점에 있습니다. 본국 상황이 아직도 많이 안 좋고 먼데다 자치구도 없어 비자가 끝나 돌아가려해도 마땅치가 않아 다시 막막해집니다.
반도를 떠나 대륙을 개척한 역사는 비슷하지만 지금 국내에 처한 상황은 체류 규모도 그렇고 조선족 동포들과 비교가 안 되지요. 조선족 동포사회가 큰 형님처럼 고려인 동포사회의 어려운 점을 이해해주고 잘 보듬어 안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재외동포법이 2004년 개정되고도 전면 시행되어 오지 않고 있다. 방문취업제, 재외동포 비자 등을 내주고 있지만 ... 제도적 측면에서 김 이사님이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 코리언은 코리아에서 자유롭게 거주하고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적국과 모국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건 물고기가 물에 살고 코끼리가 육지에 살 듯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데 그게 제대로 안 되니 같은 한민족끼리 서로 오해하고 반목과 불신이 쌓이고 있습니다.
일단 H2F4니 구분하지 말고 동포에겐 동포비자인 F4 비자 발급을 전면 실시하되 F4의 단순노무금지 규정을 없애야 합니다. 그리고 원하는 동포에게 범죄사실증명같은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면 영주권을 발급해야합니다. 재외동포법을 조금 손보면 가능한 일이고 이를 위해 동포들이 한 목소리로 힘을 모아야 정치권이 움직입니다. 한꺼번에 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조금 더 상황이 어려운 고려인동포들부터 시작해서 시한을 두고 단계적으로 조선족 동포사회에 확대해 나가면 됩니다.
독일은 기본법으로 혈통뿐만이 아니라 문화적, 언어적 동질성만 확인돼도 동포로 인정하고 어려움에 처한 독일계 러시아인들을 받아주었습니다. 해외 동포를 바라보는 관점이 역사적 책임의식과 인본주의 정신아래 아래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동포정책이 독일처럼 바뀌어야 합니다.

연해주 고려인동포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고려인동포들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고려인 동포들도 남과 북 모두를 역사적 모국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말은 잃어버렸지만 한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특히 성씨의 본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모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잘 살아 주어 와서 일하고 먹고 살 수 있다며 고마워하는 편입니다.
 

 

국내 체류 고려인동포 집거지가 서서히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중국동포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과 맞물려 있는 곳도 있다. 고려인동포들은 중국동포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 같은 동포지만 조선족 동포들이 한국말을 잘해서 현장에 가면 중간 관리자인 조선족 동포 밑에서 일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갈등도 좀 있지만 역사적 뿌리와 말이나 억양이 비슷해 짧은 한국어지만 한국 사람보다는 조선족 동포와 대화하기가 수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특히 모국어를 잃어버리지 않고 자치구를 이루고 살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부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동포들은 국내체류 80만을 이루며 최대 집거지가 많고 정착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돈을 벌어 중국으로 돌아가겠다는 것보다 한국에 눌러 앉아 살겠다는 입장으로 많이 바뀌었다고들 말한다. 고려인동포들은 어떤가?
 
= 돌아갈 곳이 마땅치 않은 고려인 동포들은 그런 마음이 더 간절합니다. 하지만 언어문제와 아이들 교육문제, 비자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 영주권이나 국적을 얻는 일이 언어문제와 이로 인한 경제문제 등으로 거의 불가능해 마음만 있지 사실상 대부분은 국적국과 러시아어권 나라들을 떠돌며 생활하게 됩니다.

국내 체류 고려인동포들과 한국문화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중국동포의 경우 자생적인 동포단체들이 많다. 고려인동포들도 자생적인 단체가 조직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내국인 동포지원 활동가들의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국내에는 조선족 동포들처럼 제대로 된 자생 조직이 없습니다.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 정도라 한국 사람들 중심으로 고려인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고려인 동포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고려인 활동가들을 배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이상 개인의 헌신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20년 활동을 하고나니 훈장은 받았지만 생활면에서는 막막합니다. 고려인 활동가들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시간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동포활동만으로 생활하며 살 수 있도록 보장해 주어야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운영할 수 있도록 조직의 핸들을 동포에게 넘겨주어야 합니다. 저 같은 한국인 활동가들은 이런 전망을 갖고 조직을 운영하며 동포자생조직을 만들고 돕는 일을 동포들과 함께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승력(金勝力, 1968년생)
1996년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1998년 연해주 우수리스크 국립 사범대 한국어과 강사, 2000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연해주 지부 개설 지부장, 2001년 연해주 고려인 청년회 후대설립, 2002년 연해주 동북아평화기금 설립, () 동북아평화연대 연해주 사무국장, 2004년 연해주 고려신문설립, 2009()해외한민족교육진흥회 해외한민족교육진흥상 수상, 2010년 러시아 한인이주 140주년 기념관 설립, 2011() 동북아평화연대 이사, 2012년 국내체류 고려인 지원 시민단체 너머설립 대표, 2018() 너머 이사, 2018년 고려인센터 미르설립 대표, 2018년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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