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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수 인천고려인문화원 원장...이주민들과 함께 하는 연구가이자 활동가의 삶을 살다

“함박마을은 정말 고려인동포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곳”

동포세계신문 김용필 기자 | 2019.04.28. 01:32 kakao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함박마을 새 장소로 이주한 인천고려인문화원에서 박봉수 원장과 고려인동포들

[인천 연수구=동포세계신문] “
고려인 식당이 최근에 또 세 곳이 들어섰어요.”
함박마을에서 고려인 동포들에게 한국어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봉수 인천고려인문화원 원장은 이곳의 변화상을 말해준다.
이곳에는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 호프집, 옷가게, 마트, 여행사 등 고려인동포들을 위한 곳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요.”
고려인동포들이 늘어나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최근에는 고려인 청소년마을봉사단을 만들고, 고려인순찰대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함박마을이 국내 고려인 동포들의 대표적인 집거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함박마을 새 장소로 이사 온 인천고려인문화원은 강당과 공부방 등을 갖추었다. 강당에서는 고려인동포 노인들이 모여 춤을 추며 건강도 지키고 여가를 즐기기도 한다.
사교댄스라고 하나요, 고려인동포들에겐 생활화가 되어 있어요. 공간이 생기니까 동포들이 모여 댄스교실을 만들어 즐기시네요.”

박봉수 원장이 고려인 동포들을 위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부터이다. 교회에서 제공해 주는 공간을 이용해 아이들을 위한 야학을 열었다. 얼마 되지 않아서 아이들 수가 늘어나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졌다. 함박마을 새 공간으로 이주하게 된 인천고려인문화원은 안산 고려인지원단체 <너머>와 대한고려인협회, 그리고 박봉수 원장이 운영하는 디아스포라연구소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425일 기자는 박봉수 원장을 만나 어떻게 해서 고려인 동포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들어보았다.
박 원장은 충청남도 청양 출신이다. 결혼 후 서울생활을 하다 1999년말 인천으로 이사를 오게 된 박 원장은 인천생활에 잘 적응을 못하고 있을 때 무엇이라도 해볼 겸 인하대학교 중문학과 교수를 찾아갔다고 한다.
중국학생들에게 한국어를 자원봉사로 가르쳐보고 싶다고 해 석,박사 과정에 있는 중국유학생을 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2년 산업연수생으로 들어온 중국인 여성을 만나게 된다. 토요일마다 한국과 중국요리를 만들며 한국어와 중국어를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친한 사이가 되었는데, 이 중국인 여성이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손을 크게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인데 회사측은 돈을 찔러주며 치료를 하고 그냥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잘 말해달라.”고 당부해 왔다. 이에 박 원장은 그게 무슨 말이냐, 안된다. 그렇게 하면 소송을 하겠다고 응대를 하였다. 그러자 회사측은 외국인을 도와주어봤자 소용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결국 소송장을 접수하게 되었고, 그 중국여성은 산업재해 보상을 받게 되었다. 문제는 이 여성이 중국으로 가지 않고 불법체류자로 남겠다는 것이었다.

불법체류자로 남으면 나를 만날 생각을 하지 말라. 나도 외국인을 돕는 활동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

박 원장이 중국여성에게 강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듣고 한참을 고민한 중국여성은 박원장으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라도 하듯이 불법체류를 하지 않고 중국 고향 청도로 돌아갔다. 그 이후 박 원장은 외국인 이주민을 돕는 활동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사회복지사, 한국어교원 자격증도 취득하고 10년 후 지원센터로 설립해보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졌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생각하고 2010년도엔 인하대 다문화학과에 입학하였다. 열심히 공부하여 석사과정 때부터 여러 편의 논문을 쓰고 인하 비전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박사과정은 전액장학생으로 밟게 되었고, 졸업할 때는 총장상을 받기도 하였다.

박원장은 2008년 중도입국청소년들을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두 명이었다.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한국어 수업을 하다가 2009년 별도로 반을 구성했다. 한국어교육 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미술치료 등 커리큘럼을 만들어 기관에서 2년간 활동을 하였다. 이런 활동으로 박 원장은 '중도입국청소년'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발표했다.
 
박봉수 원장이 고려인동포 칸 게이바라(러시아 모스크바 출신) 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박 원장은 2013년 인천 남동구청 5년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할 때 사할린동포들과 인연을 맺었다. 남동구에는 전국 최초로 다문화과가 신설되어 탈북자를 위한 새터민센터,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그리고 논현동에 이주한 580명을 위한 사할린센터가 있다.

한국이민사박물관과 인하대학교 융합연구사업단이 공동으로 광복 70주년 및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 특별전 사할린 한인의 망향가를 열었다. 이때 박 원장은 국내 거주 사할린한인의 삶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그래서 박 원장의 박사논문은 영주귀국 사할린한인에 대한 것이다.


인하대 박사과정을 마치고 전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연수구 연수동에 위치한 문남초등학교에서 한국말을 잘 하는 고려인 이주여성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아이들을 위한 이중언어교사로 활동할 고려인 이주여성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이때 연수구에는 고려인동포들이 많이 이주해 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문남초에는 고려인 자녀가 140, 함박초에는 90명 정도가 재학중이라고 한다. 연수구로 이주해오는 고려인 동포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어서 고려인 자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학역 인근은 방값이 비싸기 때문에 조금 떨어진 함박마을에 비교적 저렴한 원룸이 많아 고려인동포들이 많이 몰려드는 것같아요, 함박마을도 마을입구에서부터 고려인동포들이 운영하는 식당, 상점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점점 위쪽까지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함박마을은 정말 고려인동포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곳이라 보시면 될 겁니다.”

함박마을이 앞으로 어떤 형태의 고려인동포 집거지로 변화해 갈 지가 주목된다.
 
결혼이주여성에서 중도입국청소년, 그리고 사할린동포에 이어 고려인 동포 등 이주민들과 함께 하며 연구와 활동을 함께 해온 박봉수 원장은 다문화가족지원법 등으로 다문화가정을 위한 지원체제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지만 재외동포법이 있지만 여전히 고려인, 사할린 동포 등 재외동포에 대한 지원 체제는 미비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면서 20181218일에 바뀐 외국인의료보험에 관한 것으로 손자녀를 돌보기 위해 입국한 조부모들의 지역의료보험 가입에 관한 문제, 외국인자녀 보육료 지원 문제 등을 개선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점심식사로는 함박마을 고려인동포가 운영하는 고려인식당 차이하나에서 고려인동포들이 즐겨먹는 음식을 먹었다. 식사메뉴는 송안카-러시아의 소고기와 각종 야채,, 토마토 스프 1인당 한 접시, 소고기 파프리카 라이스 1, 양고기 야채찜, 그리고 쌰슬리, 밑반찬으로는 당근김치가 나왔다.

고려인 동포들이 즐겨먹는 음식은 한국식과 러시아식 음식이 잘 조화를 이루어져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음식에 많이 들어가는 향료를 사용하지 않아 담백한 맛이 있고 처음 먹는 음식이지만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것같다. 식당 분위기도 러시아식 문양이 있어서 그런지 독특하면서도 깔끔했다. 그래서 식당에는 한국인들도 즐겨찾는다고 한다. 차이하나의 겨우 식당 사장이 매출전표를 확인해 본 결과 한국인 고객이 70%를 차지하는 것같다고 말한다.

함박마을 인근에는 대학들도 가까이 있어 학생들도 저렴하게 러시아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곳을 즐겨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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