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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신용과 영활성

"헛, 사람이 꼿꼿하기는 서서 똥을 누겠소, 사람이 좀 영활성이 있어야지...."

허경수(길림성 화룡시) 기자 | 2019.12.04. 22:03 kakao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허경수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길림성 화룡시)


올해 겨울의 어느  하루었다. 나는 고향 친구와  의논할  일이 있어서 전날에 그와 전화로 약속하고서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오전 아홉시에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그 친구는 오전 동안 그림자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나는 그에게 여러번 전화를 걸었지만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나는 다른데 가서 볼일이 있었기에 마음이 초조해났으나 그 친구가 혹시 얼굴에 아주 난감해하는 빛을   띠우며 불쑥 나타날것만 같아서 의연히 대기하고 있었다. 나는 여러번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핸드폰은  여전히 '동면'상태었다. 이렇게 행여나 하고 그를 기다리다 보니 하루가 흐지부지하게 흘러갔고 나는 아무 일도 못하고 그저  독수공방하게 되었다.

이튿날 나는 그 친구를 길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미안해 하는 기색도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헛, 사람이 꼿꼿하기는 서서 똥을 누겠소,  사람이 좀 영활성이 있어야지...."

속담에 '도적이 매를 든다'더니 온 하루 초조한 싣정으로  친구를 기다리느라고 화가 치밀어 오른  내가 참는데 저쪽에서 나를 훈계하는 것이었다. 기다림에 지쳐가며  아무 일도 하지 못한 나에게 사과는 못 할망정 령활성으로 신의를 너무도 쉽게 무마해버리는 그가  가증스러워났다. 나는 풀포기를 인삼으로 착각했을 때처럼  가슴이 썰렁해지는 실망감을 느꼈다.

인생의 길에서 사람이 두루 사느라면 막부득이한  경우에 실언하거나 신용을 지키지 못할  때도 혹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친구와 같은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닌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 것이다.  내가 그런 사람을 여러명 접촉한 적 있었는데 그들은 매번 약속을 지키지 않고는 미안해 하거나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영활성'이라는 이 어마어마한 방패로 자기의 그릇된 행위를 덮어 감추고 정당화하는 것이었다. 참말로 코 막고 답답한 억지꾼들이었다.

신용과 영활성은  산과 물처럼 서로 판이한 개념인 것이디.

물론  생활이나 사업이나  교제에서 융통성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매일 사업일정이 짜이여 있고 시간을 금싸락처럼 아끼어 쓰는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신용여부를 더 중시하는것이 바람직한 생활의 자세인 것이다.  동료끼리,  형제사이, 부부사이도   그 신용에 의해 상호간 믿음과 이해, 존중이 이어지고 교류가 잘 되고 감정이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당면의 시대는 빠른 속도와 변화무쌍한 움직임으로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여느 때보다  신용을 더  잘 지키고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살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 오르다가 떨어질 때가 있다.'고 세상에 완전무결한 사람이 없는 한 아무리 능력이 구비된 사람일지라도 때로는 사업에서 과오를 범하거나 언약을 실수로  잊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실수가 신체 허약한 아줌마처럼 '습관적 유산'이 되여버리거나  실수를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이 큰 문제인  것이다.

어느  마을의  한 토막 이야기를 적는다. 그 향촌에서는  매번 회의를 소집할 때 출석을 부르군하였는데 성이  최가라는한  사람만 부르면 되는 것이었다. 최씨는 매번 회의 때마다 지각을 하었기에 그 사람이  오면 다 온걸로  이미 습관화되었던것이다.  회의 참가자들 중 한 사람이  호의로 이렇게 귀띔해주었다. '

"내일부터는 좀 일찌감치 오우,  당신 때문에 숱한 사림들이  기다리는데..."

그런데 그 '지각선수'는'  면구스러워거나  권면을 허심히 접수하는 것이 아니라 대답이 또한 '걸작'이었다.

"내 늦게 왔소?  당신네 일찍이 와서 그렇지 ..."

참으로 '소 웃다 꾸레미 터질' 일이다. 이렇게 정신병환자가 병이 없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신의를  헌 신짝처럼 여기는 일부 사람들은 소코 제 코라고  강떼질을 부리는 것이다.
만약 사람마다  언약을 지키지 않고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식으로 성스러운 신용을  그저 '영활성'으로  대체해버린다면  우리의 생활은  질서가 흐트러지게 되고 우리의 사업은 혼란상테에 빠지게 되고 말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기차 역전에서나 버스정류소에서 이런  정경을 목격할 수가 있다. 기차나 버스가 거의 떠날 무럽에 여객들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헐레벌떡 달려오는 것을... 버스는 그래도 좀 기다릴 수 있으나 기차는 가차없이  떠나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시간관념은  기차의 발차 시간과 같아야하는 것이다.

동업자들끼리 , 회사지간, 친구끼리 신용을 지키는데 있어서 시간관념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만약  1시에 만나기로 이미 약속이 되어있다면 10분 좌우 전에 약속된 지점에 도착하는 것이 예절에  부합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 전에  도착하는 사람보다  지각하거나 아예  만남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지않은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중국의  한 무역 회사 대표단이 일본에 가서  무역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중국의 대표단은  국내에서 하던 습관대로 시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느리게 행동하다 보니 그만 5분을  지각하었다. 중국 대표는 례사롭게 여기고 있는데  일본측에서는  무역상담을 거절하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아쉽고 막대한 손실인가?  한 인생에서 비록 5분은  짧은 순간이지만 상호간의  인상,  신용, 지명도에 큰 역할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늘 자신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높이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사유능력이 없는 동물에게서도 따라 배울점이 있지  않겠는가?   포악한 승냥이들도  두령의  신호를 알리는 울부짖음 소리가 울리면  산지사방에서 구름같이 모여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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